씽킹 101
47쪽
인지 시스템이 다양한 신호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유창성 효과가 발생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를 극복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유창성의 착각에서 깨어나려면 실제로 시도해 보면 된다. ... 실행에 옮기지 않은 채 춤을 따라 추거나 고객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행동은 착각을 더욱 강화할 뿐이다.
58쪽
예기치 못할 만한 사건이란 말 그대로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나마 우리가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생의 진리 한 가지는 언제나 사건이 터진다는 것이다. 그게 무슨 사건일지만 모를 뿐이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무수한 계획 오류를 경험하며 살아온 내가 이럴 때 쓰는 간단한 수법이 있다. 바로 처음 예상한 시간에 50퍼센트를 추가해 계획하는 것이다.
101쪽
일생 동안 추구하는 일에 대한 최대화 또는 만족화하는 정도에는 개인 차가 있다. 맥시마이저(최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더라도 항상 더 좋은 직업을 찾고, 다른 삶에 환상을 품고, 아주 간단한 편지나 이메일을 작성할 때에도 여러 번에 걸쳐 글을 다듬는다. 새티스파이서(최소의 필요 조건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큰 고민 없이 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차선책에 곧잘 만족하며, 가벼운 연애에서 진지한 관계로 넘어가기를 결정할 때 까다롭게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다.
106쪽
똑같은 질문을 상반된 방향으로 두 번 묻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행복한가?"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나는 불행한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결국 같은 질문이기 때문에 표현을 어떻게 하든 동일한 대답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냐고 물으면 우리는 불행한 생각, 불행한 일, 불행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반대로 행복하냐고 물으면 행복한 일을 떠올릴 가능성이 더크다.
148쪽
전반적으로 행복한 사람들도 반추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왜'라는 질문은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게 다 통찰력을 얻는 과정이라는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반추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확인 편향 때문일 수도 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우리는 안 좋은 기분을 확인시켜줄 기억을 계속해서 토해낸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럴 때는 건설적으로 문제를 풀어내기가 어렵다. 반추는 해결책이나 원인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 절망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152쪽
인간은 결코 '왜'라는 질문에 확답을 찾아낼 수 없다. 우리 딴에는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조차 우리가 찾은 건 정답이 아니다. 사실상 우리가 찾은 것은 우리가 훗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동일한 결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또는 다른 결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피해야 할지에 대한 최선의 대답일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앞날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경우라면, 대답을 찾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에 두 번 다시 처할 리 없다고 한다면, 정답을 짚어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무의미하다. 어떤 일이 일어난 이유, 특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일이 일어난 이유를 찾아내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면, 한결 수월하게 한 걸음 물러나 다른 관점을 취할 수 있다. 그러면 자책감이나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낼 수 있고, 또 다시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때는 더욱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77쪽
타인이 저지를 회귀 오류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말이다. 바로 표본을 늘리는 것이다. 세상에는 언제나 무작위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곳에 지원하면 무작위 요소들이 서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여러분의 진정한 능력과 경험을 알아봐 주는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193쪽
예시는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관련 없는 세부 사항이 주제보다 더 기억에 잘 남는다. 그러니까 예시의 주제가 되는 수렴 원칙 이론보다 어느 마을에 장군과 요새가 있었다더라, 하는 내용만 기억에 남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확인한 연구자들은 예시를 통해 배운 원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많안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은 동일한 원칙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245쪽
실은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로 편향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에 모순되는 사실에 맞닥뜨렸을 때 거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307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우리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이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남들이 우리의 생각을 추측하게 내버려둦 말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308쪽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을 읽으려고 하지 말자. 특히 동정심이 많고 잘 받아주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추측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행동이 매우 끔찍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믿고,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을 타인에게 투사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신하면서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않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추측이 옳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조차 등한시하거나 아예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찾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334쪽
대다수의 인간은 위험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불안해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자신이 없거나 미래의 더 큰 이익을 기다릴 자신이 없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 연구 결과, 영향력을 줄 수 있었던 상황을 떠올린 참가자들이 무력했던 상황을 떠올린 참가자들보다 더 나은 미래의 보상을 위해 참고 기다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7쪽
우리가 무리하게 일정을 계획하는 건 시간적 거리를 낮잡기 때문이다. 일정까지 시간이 한참 남아 있으면 우리는 잠재적 비용, 고통, 노력, 시간을 굉장히 과소평가한다. ... 그렇다면 심리적 거리라는 덫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효과가 입증된 방법 한 가지는 미래의 일을 최대한 꼼꼼히,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여 현실처럼 만드는 것이다.
346쪽
단순한 작업에서는 자기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 약간 강세를 보였지만, 어려운 작업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자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낮은 성과를 보였다. ... 자제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즉, 완벽함!)와 실제 능력의 차이를 빠르게 깨달았을 것이다. 목표에 도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그냥 포기해 버리고, 그 결과 노력마저 안 들이는 바람에 자신의 능력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만다. ...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잘난 것 같고, 남들이 자신의 재능과 성과를 광고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발마에 소위 '도달해야만 하는' 수준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실제 자아와 이상적인 자아 사이의 괴리 때문에,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싸인 학생들은 결국 스트레스, 불안, 패배감을 느끼고 만다.